가짜

처음엔 가짜에 지갑을 여는 인간군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는데, 뭐 이런거지. 없으면 없는대로 나름의 자존심이나 세울 것이지 구차스럽게 왜 저런담...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분들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아니 냉정하게 평균적인 기대 수익을 따져보면 나의 전략 쪽이 훨씬 떨어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하겠지만. 하여간... 아무래도 좋은데, 가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역학관계에서 내가 어떤 역을 맡아야 한다면, 꽤 잘 만든 가짜를 내보이고 다니는 인물이 되고 싶다. 그럼으로서 A급 짝퉁을 판별 가능한 식견과 부드러운 결을 따라 파고드는 날카로움을 뽐내는 인간들을 빛내주고 싶구나. 동료들과 뻔한 말을 하고 있을 그를 향해 멀리서 은은한 미소나 날려주면서...

by strin | 2009/11/06 19:56 | the ruin of omnivore | 트랙백 | 덧글(0)

Pentax K-x

GF1 으로 가려다가 정발도 안되고 아직 기술이 충분히 성숙한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옛날 방식의 저가 카메라를 다시 보게 되었다. 잠깐 소니 a550을 고민하다가 조금 더 많은 픽셀 수에 마이너스 가중치가 들어가고, 뭔가 기동되는 부위가 있어서 또 마이너스, 그리고 내 취향과 예산으로는 도저히 렌즈 라인업이 그려지질 않아서 다시 한번 속는 셈 치고 펜탁스를 주문. 고해상도 LCD는 좀 땡겼는데.. 하여간.

첫 인상부터 달랐다. 거의 한계까지 몰아붙인 크기와 무게. 그 작은 덩어리를 살짝 감아쥐고 반셔터에서의 AF!! 날 AF 컴플렉스로 밀어넣었던 K100d, K10d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성능의 AF다. 이제서야 그럭저럭 쓸만한 수준의 AF 성능을 달성하였구나. 감격스러울 지경이군. 상쾌한 셔터소리가 이어졌다. 센서 크기는 그대로에서 픽셀 피치만 좁아져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라 중얼대며 고감도 RAW를 들춰봤는데.. 깜짝 놀랐다. 열심히 일하는 공돌이들 너무 무시했나. 그야말로 차이가 확연하여 ISO3200 에서도 픽셀 끝이 살아있다. 가장 중요한 화질과 AF의 비약적인 성능 향상을 이루었으니 더 바랄 것도 없지만, 다양한 조명 조건하에서도 깔끔하게 잘 잡아주는 AWB도 눈에 띄었고, 개인적으로 별로 사용하지 않는 잡다한 디지털 필터 기능도 한 두번 돌려볼 재미는 있었다. UI 도 뭐 잘 갈고 닦아놔서 크게 흠잡을데가 없다. 전체적으로 기대를(거의 안하기도 했지만) 한참 뛰어넘는 수준이다. 싸고 가볍고 잘 찍히고.. 여기서 더 뭘 바라지? 너무 기특해서 55* 라도 들여놓게 될 것 같다.


p.s 이제 안쓰게 될 k100d+번들은 팔기도 귀찮고 그냥 필요한 아무한테나 주고 싶은데, 잘 가지고 놀다 재미 없어지면 다시 나에게 돌려줄 사람에게 보내기를 희망함. 조금 유치한가.. -_-;

by strin | 2009/11/05 22:04 | the domain of nerds | 트랙백 | 덧글(2)

말을 하면 혼잣말.

요샌 참 할 말이 없네. 더 좋은 것은 뭘까. 앞으로 내가 할 수 있을 일들에 전혀 기대가 되질 않아. 그동안 긍정적이라 할 수 있는 변화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닌데, 가만보면 어느 한 쪽이 올라간 만큼 다른 한 쪽은 쪼그라들었고, 스스로 만족해갈수록 내 안으로만 자폐적으로 파고들어와. 이게 내가 바라던 나였나. 뒤집은 걸 다시 뒤집고 또 뒤집어 스스로도 무슨 뜻인지 모르게 된 말들 속에서 허우적대다보니 표면적인 탐욕스러움 위에 발을 디디고 서는 것만이 의사소통을 위한 유일한 길로 보이기도 하네. 

by strin | 2009/11/05 01:39 | the ruin of omnivor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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